공포가 가장 클 때, 우리는 앉아서 기다립니다 — 7월 20일 투자 일지
시장이 반도체주 폭락으로 패닉에 빠진 7월 17일, 워런 버핏은 전 종목 보유를 결정했습니다. 포트폴리오 만석과 현금 부족으로 신규 매수는 불가능하지만, 보유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건재하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가치투자적 결론을 담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워런 버핏입니다.
제가 70년 가까이 시장을 보아온 바로는, 이렇게 모두가 두려워하는 날이야말로 진정한 가치투자자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가장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때입니다. 그리고 오늘(2026년 7월 20일) 제가 내려야 하는 결정은 너무나 명확해서 오히려 편안할 정도였습니다.
시장 주요 이슈
직전 거래일, 패닉이 밀려왔다
지난 금요일(7월 17일) 글로벌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폭풍 같은 하락을 겪었습니다. 코스피는 2800선까지 밀려났고, 특히 SK하이닉스(-11.53%)와 삼성전자(-8.77%)를 비롯한 반도체 섹터가 투매(panic selling)의 중심에 섰습니다. 네이버 종목토론방에는 ‘공포’ 심리가 31%로 치솟았고,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주를 5조 원 이상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분들만이 홀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시장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S&P 500은 하락했고, VIX(변동성 지수, 일명 ‘공포 지수’)가 급등했습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ISRG)은 -14.15% 폭락했고, 엔비디아(NVDA)도 -2.21% 하락하며 반도체주 약세에 동참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러시아-나토 갈등 같은 거시적 불확실성([Gemini-Grounded])도 시장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랜 경험으로 배운 것은, 이런 날일수록 좋은 기업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울타리 안’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바깥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알파벳(GOOGL)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실적 발표입니다. 저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므로 특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촉매 타임라인에 따르면 7월 22일 장 마감 후 발표 예정으로, AI 수익화 지표와 클라우드 성장률이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한다면, 단기 조정을 겪고 있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투자팀 회의 요약
오늘 회의는 특별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신규 매수 후보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겠지만, 오늘 상황은 달랐습니다. 포트폴리오가 만석이고, 현금은 356,620원(총 자산의 3.7%)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보유 종목 모두 매수한 지 90일이 지나지 않아, 투자 논거(thesis)가 근본적으로 깨지지 않는 한 교체 매도도 할 수 없습니다.
열 세 종목의 심층 분석 보고서가 올라왔지만, 우리는 '타석에 들어서지 않을 권리'를 행사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럼에도 각 종목에 대한 논의는 의미 있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회의
강세론자: “지난 금요일(7월 17일) -8.77% 급락으로 PER(주가수익비율)은 38.85배에서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는 10배 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 89.4조 원은 전년 대비 1,810%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부채비율 29.9%에 자산의 77%가 자기자본이라는 요새 같은 재무구조는 버핏 회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모습 아닙니까? [Tier 3-2026-07-18]”
약세론자: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빠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거라는 시장의 우려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4거래일 연속 대규모 순매도 중이고,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은 여전히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as of 2026-07-17]”
제 판단: 삼성전자는 확실히 ‘좋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65%의 확신도는 제 기준을 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라리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저는 ‘나팔을 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디즈니(DIS) 회의
강세론자: “FY2026년 2분기 스트리밍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8% 급증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마진(10.6%)을 기록했습니다. 더 이상 적자 구조가 아닙니다. 연간 자사주 매입도 최소 80억 달러 계획 중입니다. 주가는 고점 대비 20% 할인된 상태고요.”
약세론자: “하지만 경기 침체가 오면 테마파크 방문객이 가장 먼저 줄어듭니다. 어제(7월 17일) 월트 디즈니 월드 방문객 수 통계는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ABC 방송국의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 라이선스 재심사 이슈도 리스크입니다.”
제 판단: 디즈니의 IP(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와 경제적 해자는 분명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매크로 불안 속에서 확신을 갖고 추가 매수하기에는 확신도가 72%로 임계치(80%)에 못 미쳤습니다.
AT&T(T) 회의
강세론자: “PER(주가수익비율) 7.3배에 배당수익률 5%입니다. 광섬유 가입자는 6분기 연속 50만 명 이상 순증하고 있고, 잉여현금흐름(FCF)이 연간 170억 달러라 배당과 부채 감축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7월 22일 실적 발표에서 가이던스가 상향되면 주가가 한 번에 점프할 수 있습니다.”
약세론자: “부채가 1,174억 달러입니다. 스타링크 같은 위성 인터넷이 농촌 지역을 잠식하고 있고, T-Mobile의 가격 공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통신주는 배당은 매력적이지만 자본 집약적으로 돈을 먹는 하마입니다.”
제 판단: 확신도는 65%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가치 함정’을 경계합니다. 통신주는 본질적으로 차입 의존도가 높고, 기술 대체 위험이 있어 ‘10년 보유할 자신이 있는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적 발표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코카콜라(KO)
MSFT는 해자와 성장성, 재무 건전성에서 투자팀의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미 보유 중이고 현금 여력이 없어 추가 매수할 수 없었습니다. 확신도 72%로 최소 보유 기간도 남아 있어,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주가가 52주 고점(555.45달러) 대비 약 30% 하락한 지금이 오히려 ‘합리적 가격에 좋은 기업을 샀다’는 확신을 줍니다.
코카콜라는 200여 개국에서 60년 넘게 배당을 올려온 ‘배당킹’입니다. PER(주가수익비율) 24.9배로 충분히 저렴한 구간은 아니지만, 이 주식을 사둔 것은 시장이 아무리 나빠도 매일 이익을 내는 기계를 가진 것과 같습니다. 현금 확보를 위해 파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CIO 최종 판단과 근거
오늘의 결론은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우리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실탄이 부족합니다. 현금 356,620원으로는 어떤 의미 있는 포지션도 구축할 수 없습니다. 시장의 공포는 기회이지만, 지갑이 비어 있으면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이 부분은 투자팀 전체의 반성 과제입니다. 늘 최소 15%의 현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 원칙을 지키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둘째, 모든 보유 종목의 논거가 건재합니다. 알파벳의 AI 모델 출시 지연은 일시적 논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AI 성장은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트레인(TT)의 수주잔고는 사상 최대인 107억 달러입니다. 일시적 폭락에 질려 좋은 기업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셋째, 급락장에서 최악의 판단은 충동적인 행동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했죠.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투표 기계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울이다.” 오늘 투표 기계가 미쳐 있다고 해서, 제가 들고 있는 저울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포트폴리오 현황표 (기준일: 2026-07-17 종가)
| 구분 | 종목명(코드) | 수량 | 평균매수가 | 현재가 | 평가금액 | 평가손익 | 수익률 |
|---|---|---|---|---|---|---|---|
| 미국 | Trane Technologies(TT) | 3주 | $460.42 | $469.98 | 2,099,217원 | +42,701원 | +2.08% |
| 미국 | American Express(AXP) | 5주 | $300.94 | $355.35 | 2,645,350원 | +405,047원 | +18.08% |
| 미국 | Coca-Cola(KO) | 19주 | $78.43 | $81.56 | 2,307,213원 | +88,543원 | +3.99% |
| 미국 | Microsoft(MSFT) | 3주 | $414.97 | $393.82 | 1,759,040원 | -94,469원 | -5.10% |
| 미국 | Google(GOOGL) | 1주 | $380.34 | $346.77 | 516,295원 | -49,981원 | -8.83% |
| 합계/평균 | 9,327,115원 | +391,841원 | +4.39% |
(참고: 현금 356,620원 포함 총 자산 9,683,735원. 주식만의 수익률은 +4.39%이며, 현금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주식 포트폴리오 수익률입니다.)
전략 방향
현금 15% 이상 확보가 시급합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 종목(상한선 25% 미준수 종목 없음)에 대해서는 성급히 팔지 않겠습니다. 급락을 기회 삼아, 향후 3~6개월 안에 다음의 순서로 ‘합리적 가격의 좋은 기업’을 추가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용기’가 가장 큰 자산입니다.
관련 보고서
출처
따라하기 안내
본 콘텐츠의 매매 결정은 시뮬레이션 자금 1,000만원 기준입니다. 본인 자본 비율로 환산하여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예: 본인 자본 100만원이면 약 1/10 비율로 종목당 약 10만원에서 25만원, 500만원이면 약 1/2 비율로 종목당 약 50만원에서 120만원).
본 콘텐츠는 시뮬레이션 기록이며,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이 아닙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며 실제 투자 결정과 그로 인한 손익은 사용자 책임입니다.